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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통으로 기업 가치를 바꾼 뱅커 출신 CEO
등록일 2017-03-07 조회수 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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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지업체 세하는 유암코(연합자산관리)에 인수되면서, 30년의 오너 경영 체제의 막을 내렸다.
세하의 현재 대표이사인 권육상 사장은 유암코가 선임한 첫 번째 전문경영인이었다.
선임 당시 논란도 일었다. 제지업계와는 무관한 KB출신 '순수 은행맨'을 낙하 인사로 앉혔다는
비난이었다. 그리고 2년 후, 권육상 사장은 수년째 영업손실을 쌓아가던 세하를 흑자를 내는
클린컴퍼니로 '보란 듯' 탈바꿈시켰다. 권육상 사장(사진)을 만나 세하에 부는 변화의 바람과
앞으로의 포부를 물었다.

권육상 사장은 대단히 보수적이었던 세하의 첫 이미지에 대해 운을 뗐다. 그는 "약 270여 명의
직원을 모두 면담했다"며 "현장에서 교대로 일하는 생산직 직원들까지 전 직원의 이야기를 듣느라,
면담 과정은 3개월이나 소요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세하의 의사결정 과정이 대단히
불투명하고 보수적이며, 모든 프로세스가 오너 위주로 돌아갔었다는 걸 느꼈다"고 덧붙였다.




그도 그럴 것이 권육상 사장이 취임하기 전까지 10년 내 세하의 신규 채용은 전무했다.
직원들의 평균연령은 47세, 평균 근속연수는 19년이다. 노동조합은 강성이었고, 한명의
노조위원장이 8번 연임해 노조 설립부터 24년 간 자리를 지켰다. 급여체계도 누더기였다.
이런 환경에서 직원들은 수직적인 문화에 물들었다. 소통이 이뤄질 수 없었다. 심지어
서울사무실과 공장 간에는 오프라인 결재가 이뤄졌다.

권육상 사장은 "가장 먼저 온라인·모바일 결재와 소통이 가능한 그룹웨어를 만들었다"며
"매월 서울사무소와 공장 간 경영실적과 문제를 공유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최종 결정은
대표가 하더라도 의사결정 과정에서 투명하고 정직한 소통은 필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권육상 사장은 "취임 1달 후에는 ‘인사혁신 테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하고, 인사에 정통하다고
생각한 세하의 과장을 TFT의 팀장으로 선임했다"고 설명했다. 직위와 직급을 분리하고,
생산직과 사무직간에 이원화된 직위를 일원화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이밖에도 구매와 물류, 공정, 보험, 구내식당에 이르기까지 모든 업무 프로세스 시스템을
새롭게 정립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기관이 지원하는 컨설팅과 자금지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인사급여제도는 노사발전재단을 참고했고, 공정자동화는 산업통상자원부의 프로그램을 활용했다.

회사를 위한 일이라면 에너지가 넘쳐 흐르는 권육상 사장이었지만 기업개선 과정이 즐겁지만은
않았다고 회상했다. 세하는 그간 지속된 영업손실을 내는 회사였고, 성장을 담보하기 위해선
인력구조조정이 불가피했다. 그는 "사람을 내보내는 일은 너무 어렵고 고통스럽다"며 "하지만
취임 9개월 째 노사협의를 통해 전체인력의 20%를 희망 퇴직시켰고, 현장은 4조 3교대
시스템에서 3조 3교대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세하는 지난 2014년 31억 원, 2015년 8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세하는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이익(111억 원)을 창출했다. 특히 최근 매출액 변동에 따른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2015년 -5.7% 수준이던 세하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약 7%로 증가했다.
소통 경영의 성과로 직원들이 직접 문제점을 찾고, 개선하려는 모습도 나타났다.

하지만 세하의 갈 길은 아직 멀었다. 권육상 사장은 "모든 제조회사들과 마찬가지로 세하가
영위하는 산업의 현황은 좋지 않다"며 "내수시장이 크지 않은 만큼 생산하는 제지의 절반은
수출하는데, 수출하는 제지의 가격은 국내 판매가격의 80% 수준이다"며 "아울러 백판지의
주원료가 되는 고지(폐지)와 부원료인 화학제품의 원가 변동에 따른 부침이 크다"고 설명했다.
권육상 사장은 "세하의 차입금 규모는 경쟁업체에 비해 약 2배 수준"이라
"자본잠식도 아직 회복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권육상 사장은 그러나 다부진 표정을 지었다. 그는 "올해 고지와 화학제품의 원가가 상승추세에
있지만 꾸준히 금융비용을 초과하는 영업이익을 시현토록 노력하겠다"며 "차별화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동서식품이 생산하는 카누에 세하가 독점 납품하는
특수용지의 경우 일반적인 종이에 비해 단가가 높은데, 이처럼 경쟁력 있는 제품 개발을 위해
R&D를 진행 중"이라며 "중장기적인 계획은 주주인 유암코의 몫이겠지만 공급과잉 상황에
처한 제지업체의 추가적인 M&A를 통한 산업재편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권육상 세하 대표 약력

권육상 사장은 1979년 LG반도체(구 럭키금성반도체)에 근무하다 곧바로 장기신용은행으로
자리를 옮겼다. 워크아웃팀장으로서 2년 간 초기 기업구조조정에 참여했다. 장기신용은행에선
18년 간 근무하며 30대 계열기업 등 다양한 업종의 기업대출심사와 사후관리, 벤처기업
투·융자를 담당했다. 장기신용은행이 국민은행에 합병된 뒤에는 투자금융(IB)본부장을 맡았다.
당시 SOC,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인수·합병(M&A) 등의 주선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민간투자기업인 부산-김해경전철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더벨 송민선기자]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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